최근 데블스 플랜을 봤다
요즘 드라마도 안 보고 영화도 안 보고 있어서 뭘 볼까 하다가 데블스 플랜이 생각났다.
어떤 프로그램인지 모르고 그냥 봤는데 너무나도 내 취향이라서 밤을 새우면서 봤다.
대충 누군가가 나온다는 예고 영상만 봤다가 생각이 나서 보게됐다.
최근에 웹툰 원작인 다른 드라마를 봤는데 비주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계속 볼까 하다가 중도포기했다.
이제는 드라마도 내용이 탄탄하고 볼만한 요소가 많은 게 보고 싶어 졌다.
*스포 있음
소개
총 12부작
출연진
데블스 플랜은 12명의 출연자가 일주일 동안 합숙하면서 하루에 두 번씩 메인매치와 상금매치를 한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현금처럼 쓰이는 피스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마지막 결승에서 이긴 사람이 총 상금 5억을 받아간다.
(단 단체전에서 게임을 승리하면서 얻은 적립금이 최대 5억이고 게임을 이기지 못하면 적립금은 쌓이지 않는다)
1화에서는 출연진들의 간단한 소개와 게임이 진행된다. 1화에서 진행됐던 게임은 '마피아 게임'과 비슷하면서 다른 게임이었다.
데블스 플랜에서 나온 게임들은 다음과 같다.
메인매치
- 바이러스게임, 규칙 레이스, 시크릿 넘버, 동물원, 땅따먹기, 수식 하이로우
상금 매치(협동게임)
- 협동 퍼즐, 기억의 조각, 워드 타워, 양팔 저울, 몽타주, 4인 3목
결승매치
- 나인 멘스 모리스, 헥사곤, 주사위포커
게임소개를 간단하게 하자면 테러리스트 2명, 연구원 2명, 기자 1명, 수사관 1명, 광신도 1명, 일반시민들 5명으로 구성된다. 게임 구성원들은 고유 번호를 가지고 있다.
테러리스트: 바이러스를 퍼트리면 고유번호의 양옆으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예: 5번 바이러스 감염 4,6번 바이러스 감염이 진행된다.
일반시민에게 스킨십 3초 이상, 손잡기, 팔짱 끼기 등
총 쏘는 모양의 제스처를 아웃시킬 사람에게 3초 이상한다.
연구원: 항체가 있는 시민을 찾아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
의자에 앉아 일정시간 동안 시민의 손을 잡는다. 항체개발에 시간이 걸린다.
기자: 전화로 번호를 물어봐서 정체를 알 수 있다.
수사관(중립): 책을 거꾸로 꽂으면 해당 번호의 사람이 아웃된다.
*테러리스트를 빨리 아웃시킬수록 피스를 많이 받는다.
광신도(중립): 빨리 아웃될수록 피스를 많이 받는다.
다양한 게임들을 일주일동안 하는데 게임을 하면서 보이는 인간군상의 모습들이 참 재밌다.
출연진들에게 과몰입돼서 아쉽기도 하고 기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출연진들의 성격과 특징을 관찰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첫 번째 메인 매치인 바이러스 게임은 보는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기자가 나온 경림님이 빨리 죽지 않았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수사관이 나왔던 하석진 님의 신중함도 돋보였다.
보통 비슷한 게임인 마피아게임을 하게 되면 첫 번째 라운드에서 무조건 선량한 시민이 죽게 되는데 혹시 모를 시민을 죽게 하느니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서유민 님이 좀 더 적극적으로 기욤 님의 제스처를 이야기했다면 시민의 승리가 되지 않았을까, 시민의 실패는 소통의 부재였던 것 같다. 그리고 기자가 너무 말하고 다녀서 빨리 죽어버린 것이 악수였다.
첫 라운드라서 서로의 특징도 모르고 게임에 임했을 것 같다. 그래서 아쉬운 것도 많았을 테고, 시청자입장에서도 반전이 있어서 재밌었다. 누구지 하면서 같이 찾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보고 '와우'하고 작게 놀랐다.
처음 메인 매치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연합을 가진 이시원 님과 김동재 님의 모습에 둘이 테러리스트 아니야 했지만 반전이 있었다.
매치 외에 연합이 생겨서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 만약 올 개인플레이로 했으면 어떤 모습이 나왔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처음 만들어진 연합이 너무 굳세게 끝까지 이어져서 보기에 안 좋아 보였다.
연합은 시원, 동재, 석진, 기욤 님과 그 외의 궤도 님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연합이었는데, 추구하는 바가 달랐다.
궤도는 최대한 많은 사람을 끝날 때까지 데리고 가는 거고 다른 팀은 게임을 이기는 것에 더 집중했다.
감옥이라는 페널티도 있었는데 첫날은 게임을 하면서 제일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빨리 죽은 사람을 감옥으로 보낸 것 같았다.
감옥은 정말 불편해 보였다. 경림님의 말처럼 죄수복도 안 주고 물도 주전자로 줬었다. 하지만 감옥에는 숨은 이벤트가 있었다. 피스를 받으면 모양이 다른 걸 확인할 수 있는데 빨리 확인한 사람들은 이벤트를 발견했었다.
궤도님의 연합은 정말 탄탄해서 5일 차까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었다.
상금 매치를 생각하면 여러 명이 있는 것도 나름 이득이 됐었던 것 같았다.
다양한 출연진들이 나온 만큼 그 출연진들에 맞는 게임 드을 구성한 것처럼 보였다.
어떤 게임은 이 사람이 지금도 남아있었다면 어떻게 풀렸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게 만들었다.
그리고 데블스 플랜을 보면서 내가 더 재밌게 느꼈던 건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 게임 방식등을 보는 거였다.
밤새 봐서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서 6일 차와 7일 차는 다음날 봤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기억의 조각 풀 때 동주님의 엄청난 기억력과 감옥에서 펼쳐진 데스매치였다.
합동게임인 상금매치에서 30분 동안 주어진 그림을 보고 그냥 다 기억해야 되는 거였는데 두 번째로 나간 동주님이 올킬을 해버렸다.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함께 몰입하면서 출연진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또 다른 재미는 사람들의 감정선을 읽는 것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립관계가 많이 나오는데 둘 다 이해가 된다.
규칙레이스에서 역시나 사람들이 두 팀의 연합으로 나뉘는데 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게임 이해를 잘못해서 실수가 나오긴 하지만 잘 이겨나간다.
규칙레이스를 보면서 정말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결과에 출연진들이 우는 모습들이 나오는데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승부욕이 정말 세고, 자존심이 높을 거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같은 팀으로 함께한 사람이 나가게 되니 아쉬움이 큰 것 같았다.
핸드폰 없이 24시간 계속 붙어있으니 자연스레 더 끈끈해질 수밖에 없나 보다.
제작진이 정말 머리를 잘 썼다고 느끼는 게 메인 매치를 하면서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는데 그날 오후에는 상금 매치로 협동을 해야 한다. 협동하면서 이기면 서로 분위기도 풀리고 조금은 끈끈해지지 않을까 싶다.
시크릿 넘버
자신의 번호를 맞추고 다른 사람들의 번호를 많이 알수록 점수를 많이 따는 게임이다.
최소 3명이 팀을 이루어 점수를 얻는 모습을 보였는데 마지막에 배신으로 두 명의 탈락자가 생긴다. 오해로 인한 배신이었지만 그전에 1일 차에 했던 게임의 이미지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을 본 것 같다.
동재님은 진심으로 팀을 위해 열심히 했지만 오해의 소지가 발생해( 이 모습이 발생한 것도 또 다른 오해에서 비롯된 상황이었다) 결국 탈락하게 된다.
오해 때문에 다른 사람을 의도치 않게 배신시킨 곽튜브님은 자의로 감옥에 가고 유민님은 펑펑 운다. 여기서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잘하는 사람을 잘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떨어뜨려야 했냐는 말도 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더 공감이 됐다. 잘하는 사람을 끌어줬으면 나중에 더 빛을 발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나오는 이야기들도 재밌었다. 넷플이라서 욕도 안 짜리고 나오는데 재밌다.
곽튜브님이 중간에 이야기한 궤도님 공산주의처럼 이야기하는 거 싫다는 말도 기억이 난다 ㅋㅋ
3일 차 메인 매치 때 배신으로 인해 분위기가 안 좋았지만 상금 매치를 하면서 분위기 꽤 풀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워드타워를 하면서 마지막 한 글자가 안 나왔을 때 유민님의 '동물이면 곤충?'이란 이야기로 버터플라이 단어를 맞출 수 있었는데 유민님에 대한 칭찬은 없어서 아쉬웠다.
3일 차에 두 번째 갇힌 연우님이 피스를 많이 가지고 있어 감옥 안 이벤트를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기회가 없었다.
동물원게임을 할 때는 서로의 이득을 위해 연합하고 파하는 모습들이 재밌었다.
우연찮게 똑같은 순서의 카드가 나온 사람들이 있는 것도 재밌었고 다양한 게임들이 나와 풀이하는 것과 게임 안에서 팀이 생겨 연합하는 것도 재미 포인트였다.
그리고 역시나 게임을 하면서 게임 방법을 제대로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됐다.
실제로 게임해 참가한다면 시간적인 압박이 있으니 더 초조해지는 것 같다.
양팔저울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궤도님의 머리가 비상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시간 압박이 큰 게임이어서 직접 게임을 한 건 아니지만 실수가 나와도 이해하게 됐다. 아쉬운 게임이었지만 풀어가는 출연진들에게 멋짐?을 느꼈다.
땅따먹기에서 살아남아가나 했던 연우님이 탈락하고 시원님은 미안해서 펑펑 운다. 그래도 그날 저녁 석진님의 빅 픽쳐를 보고 놀란다.
둘은 감옥이벤트를 발견해서 시도하는데 블라인드 오목이었다. 데스매치로 이기면 큰 이득을 얻지만 지면 한방에 인사도 못하고 끝나버린다.
데블스 플랜 회차 중에서 제일 감정선이 많이 나오는 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제일 재미 포인트는 그동안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석진님이 혼자 있을 때 폭발적인 감정선을 보였던 게 포인트였다.
합숙을 하면서 출연자들끼리 많이 돈독한 사이가 되었나 보다 하는 게 잘 느껴졌다.
하루하루 날이 지날수록 출연진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게 보였다. 1회 차와 비교해 봤을 때와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
수식하이로우를 하면서 결승에 나갈 사람들이 결정된다.
기사회생한 궤도님과 감옥 이벤트로 많은 피스를 딴 석진님이 안정적으로 결승에 가게 된다.
* 궤도님의 평화주의적 리더십은 보기에는 괜찮으나 결론적으로는 그것 또한 결승에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싶다.
잘하는 사람들을 미리 떨어뜨리고 마지막에 쉽게 가는 길로 보이기도 한다.
만약 정말 평화주의적으로 간다면 누군가를 밀어주고 본인은 희생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데블스 플랜의 처음 시작이 '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데블스 플랜'에 초대되었습니다. '데블스 플랜'은 당신의 인성과 인생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폭력이나 절도를 저지르지 않는 한, 게임이 허용하는 어떠한 계획도 가능합니다. 오직 승리를 위해서만 플레이하십시오.'라고 시작된다.
속내는 본인들만 알겠지만 끝까지 보면서 오히려 정말 좀 더 악랄(?)하게 게임을 했어도 재밌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의 단점은 이미지를 너무 생각한다 일까.
수식하이로우에서 유민님은 확실히 미국사람인게 보였다. 냉철하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이 잘 나왔다. 어차피 떨어질 사람들은 떨어져야 할 테니 냉정하게 보내는 모습이 시원했다.
상금매치에서는 궤도님의 아쉬운 실수로 상금이 누적되지 않았다. 아마 이때부터 컨디션이 계속 안 좋았던 게 아닐까 싶다.
석진님의 진심이 살짝 나왔지만 잘 참는 게 보였다. 욕했어도 아무도 욕하지 않았을 상황이었다.
결승전에는 궤도님의 컨디션이 많이 나 빠보였지만 두 분 다 열심히 겨뤘다.
이전에 탈락했던 출연진들도 다 나와서 응원을 하는데 그 와중에도 처음에 생겼던 연합 그대로 응원하고 있어서 연합은 끝까지 가는구나 싶었다.
이래서 처음이 중요한 걸까? 싶다.
우승은 하석진 님의 승리로 돌아갔다.
데블스 플랜에 출연한 출연진들을 관찰할 때 눈빛이 살아있고 정말 열심히 하는 출연자들을 관찰하는 게 재밌었다. 열정들과 게임을 주도하는 방법들 등이 멋있게 느껴졌다.
어떤 학력을 가지고 있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 걸 떠나서 속상할 때는 울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는 모습들이 멋졌다. 보는 사람도 재밌었는데 직접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은 더 많은 걸 느끼고 경험했을 것 같다.
머리 쓰는 예능은 오래만에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봐서 다른 예능들도 찾아봐야겠다.
머리쓰는 예능 좋아하거나 사람들 관찰하는 거 좋아하시면 보세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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